essay

별과 날개

yeast 2022. 12. 6. 23:07

 

 나의 날개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나를 비추어 주었으면 하는 별빛은 서로를 비추고 있다.

 그저 새어 나오는 별빛에 비친 바닥을 바라보았을 뿐, 나도 같은 별이 되면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가?

 별을 관측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나는 감당하지 못할 일을 바라고 있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주했더라면, 별빛에 눈이 멀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선글라스라도 필요했던 걸까? 그거라도 준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 않았을까? 지나고 나서야 모든 순간이 기회였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무얼 바라 왔던 걸까?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뿐더러, 얻어도 감당하지 못할 것들을 바라오기만 했던 걸까?

 별은 별을 원한다. 소행성이 궤도에 끼어드는 것을 달가워하는 별이 얼마나 될까?

 빛에 가려져 본모습은 어떨지 모를 테지만, 빛에 가려지니까 더 빛을 내려하는 건 아닐까?

 나에게는 날개보다는 신발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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